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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신과 함께 : 판타지를 입은 한국드라마의 성공문화생활/영화리뷰 2018. 1. 14. 19:11
영화 주호민 작가의 동명 웹툰과는 전혀 다른 스토리로 진행되는 영화다. 그동안 여러 재난 영화에서는 한국형 SF가 많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생각하는데, 본 영화와 같이 사후세계를 다루는 독특한 SF의 영역에도 성공 가능성도 있음을 발견한 좋은 영화였다.(* 영화를 보면서 들었던 작은 의문은, 온통 한국인으로 넘쳐나는 지옥의 풍경. 그렇다면 외국인은 사후에 어디로 가는가? 만약 저승이 한국인만 가는 곳이라면 사후세계에도 국경이 있다는 말이 되는데, 이승과 저승이 이런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웹툰과 달라서 실망한 사람들이 많이 있는 듯 하지만, 동시에 웹툰과 다름에도 이정도로 흥행할 수 있는 이야기의 힘에 놀라워 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다시 말해 이 영화는 주호민 작가의 웹툰에서 사후세계의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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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아름다움은 죄를 사하는가문화생활/영화리뷰 2017. 11. 25. 17:53
그루누이의 절대적인 향기에 대한 집착과 추구가 강렬해질수록 그 수단 또한 잔인해졌다. 절대적인 향을 만들어내며 절대 권력까지 손에 쥔 천재적인 향수 제조꾼인 그루누이는 동시에 사람들을 죽인 살인자이기도 하다.이 영화의 줄거리는 완벽한 향기, 그 아름다움과 윤리 사이의 충돌을 보여주는 철학을 담고 있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궁극의 아름다움은 한편으로는 치명적(fatal)이다.그루누이가 사형 집행을 위해 무대로 오르는 순간, 그가 만든 궁극의 향기가 시민들의 정신을 지배한다.사형 집행인은 곤봉을 내려넣고 자신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절대 권력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고백한다. "이분은 죄가 없으시다". 열광의 도가니에 술렁이는 파리 시민들 가운데서 주교 또한 자신 나름의 언어로 최고의 감정을 표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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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남한산성 : 비극의 절정에서는 무엇이 사는 길인가문화생활/영화리뷰 2017. 11. 19. 17:07
400년전 남한산성에서의 고립이 현대에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비교적 높은 네이버 평점(관객 8.18, 기자&평론가 7.50)을 받은 영화 의 리뷰 중에 '이 영화를 왜 만드셨는지 진심으로 묻고 싶다'라는 글이 가장 많은 추천을 받고 있었다. 민족의 수난과 비극인데 뭐 좋은 내용이라고 영화를 제작했느냐 하는 뜻이다.영화의 목적은 무엇인가그러나 오히려 영화를 보거나 만드는 목적은 무엇이어야 하는가 되묻고 싶다. 간직하고 싶은 삶의 아름다운 순간만을 표현하는 것만이 예술은 아니다. 인생의 황폐함, 혹독함, 비극을 못본 체 하고 넘어가야 하는가, 아니면 품고 기억하며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감독의 대답이 바로 이다. 힘든 국면일수록 사람의 진면목이 나타나게 되고 엄혹한 상황에서 인간들은 각자의 생각에 따라 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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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대청제국:만주족 오랑캐의 역사?문화생활/책 리뷰 2017. 11. 12. 15:31
열하일기에 등장하는 청나라요새 자주 보는 TV 프로그램 중에 JTBC의 가 있다. 그 중에서 고미숙 박사가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대해 강의하는 편을 보게 되며 이 시대의 역사에 대한 관심이 조금 생겼다. 열하일기는 조선의 연암 박지원이라는 인물이 1780년(정조4년) 청나라 강희제의 칠순잔치인 만수절의 사절단으로 북경에 방문하였던 것을 남긴 견문록이다. 박지원의 풍모와 글도 신비로운 것이지만 그에 못지 않게 박지원이 방문한 그 시절 청나라의 모습도 궁금하였다. 얼마나 국세(國勢)가 대단했기에 열하일기에서 묘사되고 있는 자못 웅장한 사신단 방문이 있었던 걸까.그런 의문에서 출발하여 일본 교수 이시바시 다카오가 쓴 을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청나라 건국의 배경부터 시작하여 청나라의 국세가 최고조에 달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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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언어의 온도 : 본질의 발견문화생활/책 리뷰 2017. 11. 12. 11:38
언어에도 온도가 있을까?우리의 언어에는 말과 글이 있다. 말에서는 온도가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어투나 목소리, 강약과 빠르기, 높낮이 변화를 통해서 상대의 감정과 심리상태, 그리고 의도까지 읽을 수 있다. 36.5도 사람의 몸을 타고 나오는 목소리를 통해 그의 체온을 느낄 수 있다.그렇다면 글에도 온도가 있을까? 물론. 존댓말, 반말, 끝맺음, 각종 문장부호는 물론이고 책을 이루고 있는 종이의 재질과 감촉, 두께, 향기 모두 글의 온도를 만들어내는 재료들이다. 책 첫 페이지를 펴면 작은 글자로 이렇게 쓰여있다. [본문 곳곳에 스며 있는 잉크 무늬는 디자인적인 요소입니다. 창작자의 의도를 너른 마음으로 헤아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잉크 무늬까지 의도를 가지고 섬세하게 배치할 정도로 이 책의 작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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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직장인이 읽어 본 군주론문화생활/책 리뷰 2017. 11. 4. 11:13
서점의 자기계발 섹션에 가보면 인문학 고전을 모티브로 삼고 있는 책들이 자주 눈에 띈다. 수백, 수천년전 고전으로부터 현대의 처세술을 얻으려는 노력은 과연 기약이 있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출발하여 니콜로 마키아벨리을 다시 읽어보았다. 정치를 윤리의 영역에서 분리했다고 평가받는 마키아벨리의 대표 저작인 . 중요하다고 느껴지는 구절을 발췌하였다. 내용은 악마적이거나 혹은 지나치게 현실적이거나. 유교 세계에서 집권자와 지성인에게 요구했던 군자(君子)의 덕목과 대조되는 지점을 느끼면서 읽어보면 재밌을 것 같다. 만약 직장인이라면, 1. 후배직원들에게 미움받고 상사에게 이쁨받는 타입의 직원, 2. 회사내 온갖 정치, 3. 왠지 모든 면에서 잘해주는데 무서운 사람이라는 소문이 퍼진 상사, 4. 혼내지 않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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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김영하를 '말하다'문화생활/책 리뷰 2017. 10. 17. 21:37
김영하의 산문 에는 멋있고 현학적인 문장은 없어도 작가가 담담한 어투로 본인의 철학을 풀어내는 글이다.그의 생각이 잘 녹아있는 구절이 몇 가지 있는데 곱씹을만해서 페이지를 갈무리해두었다. "저는 30대 초반에 이미 그런 결정을 내렸어요. 아이를 낳지 않겠다. 그러면 내 삶이라는 것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 그냥 살아지는 것, 나로서 끝나는 것이라 생각해요. 그럼 세계는 뭐냐? 세계는 우리와는 전혀 관계없이 존재하는 것이죠. 이 세계는 인간의 운명에 아무 관심도 없습니다"(p.101)김영하에게 있어 인간은 세상으로 던져진 존재며 어떤 사명을 짊어진 존재는 아니다. 자연법칙으로 운행하는 이 거대한 우주에서 인간은 그야말로 먼지와 같이 미약한 존재인데도 마치 세계를 바꿀 수 있다는 듯이 의기양양할 필요는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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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혈의 누: 인간이라는 굴레문화생활/영화리뷰 2017. 10. 3. 23:11
명절이라 TV에서 영화 를 방영하는 걸 좀 봤다. 세련되지도 않고 개연성도 없는 국뽕 감성이 나오는 씬을 보고 있노라니, 도대체 어떤 감독이 영화를 이렇게 못만들었나 싶어서 찾아봤더니 강우석 감독이었다. 그의 필모그라피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라는 작품의 기획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는 사실 오래 전에 한 번 봤을 때에도 강렬한 인상이 남았고 두 번째 보았을 때 좀 더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외형적으로는 잔인한 형벌 장면과 그를 모방한 복수 살인 장면이 상당히 적나라해서 수위가 높은 편이다. 실제로 이 영화는 19세이상 관람가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이야기가 담고 있는 철학 자체가 인간의 본성과 이중적 심리를 다루고 있는 터라 생각할 거리가 많다.인간의 이중성여러 리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