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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향수,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아름다움은 죄를 사하는가문화생활/영화리뷰 2017. 11. 25. 17:53
초인간적인 후각 능력을 지닌 주인공 그루누이에게 파리 시민들이 열광하고 있다.
그루누이의 절대적인 향기에 대한 집착과 추구가 강렬해질수록 그 수단 또한 잔인해졌다. 절대적인 향을 만들어내며 절대 권력까지 손에 쥔 천재적인 향수 제조꾼인 그루누이는 동시에 사람들을 죽인 살인자이기도 하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완벽한 향기, 그 아름다움과 윤리 사이의 충돌을 보여주는 철학을 담고 있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궁극의 아름다움은 한편으로는 치명적(fatal)이다.
그루누이가 사형 집행을 위해 무대로 오르는 순간, 그가 만든 궁극의 향기가 시민들의 정신을 지배한다.
사형 집행인은 곤봉을 내려넣고 자신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절대 권력자 앞에서 무릎을 꿇고 고백한다. "이분은 죄가 없으시다". 열광의 도가니에 술렁이는 파리 시민들 가운데서 주교 또한 자신 나름의 언어로 최고의 감정을 표현한다. "인간에게 내려온 천사이시다"
그러나 그루누이는 천사도 아니며, 죄가 없지도 않다. 궁극의 향기가 그의 죄를 사하여 주는 것은 아니다.
이 시대는 언제든 그와 같은 영웅을 만들 준비가 되어 있다. 그러나 그 위험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 분야의 완벽함이 다른 곳의 흠결을 보충하지는 않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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