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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로 투 원 |거듭제곱의 법칙문화생활/책 리뷰 2020. 9. 6. 14:58
제로 투 원
저자 피터 틸&블레이크 매스터스 | 한국경제신문
이미 나온지 6년이 된 된 책이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좋은 인사이트를 길러주는 책.
제목인 '제로 투 원'은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기업을 뜻한다. 기존에 있던 것을 발전시키고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없던 기술과 제품을 내놓을 수 있는 기업, 즉 스타트업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페이팔의 공동창업자인 피터 틸인데 또 다른 저자인 블레이크 매스터스는 피터 틸의 강의를 열심히 정리하던 학생이었고, 그가 정리한 강의노트가 유명해져서 이 책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하니 흥미로운 케이스다.
독점은 진보의 원동력
흔히 독점은 사회적으로 해로운 것이라고 배운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이러한 편견을 깨고자 노력한다. 저자는 독점 기업이란 '자기 분야에서 너무 뛰어나기 때문에 다른 회사들은 감히 그 비슷한 제품조차 내놓지 못하는 회사'라고 설명한다. 중요한 것은 독점 기업의 기술력이 매우 뛰어나고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는 지점이 분명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경제학자들이 경쟁에 그토록 집착하는 이유가 완전경쟁이 '최선의 사업 형태라서가 아니라 모형화하기 쉬운 형태(p.48)'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럼 완전경쟁의 반대편에 있는 독점이 과연 나쁜 것일까? 저자는 변하는 세상, 역동적인 세상에서는 독점이 사회적으로도 풍요로울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거듭제곱의 법칙
파레토 법칙은 80대 20의 법칙으로도 불리우는데, 상위 20퍼센트가 전체의 80퍼센트를 차지하는 현상을 말한다. 저자는 유망한 스타트업에 투자를 한 후 추후에 기업이 성장하면 큰 수익을 창출하는 벤처캐피털의 예시를 든다. 벤처캐피털의 투자 수익의 대부분은 소수의 기업에게서 나온다. 여러 개의 기업 중에 성공하는 기업은 극소수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자는 우리가 거듭제곱의 법칙을 명심해야한다고 역설하는데, 책의 내용을 요약하면 거듭제곱의 법칙이란 잘될 놈이 엄청나게 잘된다(될놈될)는 내용이다.
"벤처캐피털계의 가장 큰 비밀은, 성공한 펀드는 가장 잘한 투자가 나머지 모두를 합친 것과 같거나 그보다도 더 큰 수익을 낸다는 점이다."(p.115)
우리도 한 명의 투자자로서 기업을 투자할 때 여러 곳에 분산된 투자가 꼭 옳은 것일까? 그렇지 않다. 분산과 다각화 투자의 단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저자는 강변한다.
"거듭제곱법칙을 이해하는 투자자들은 될 수 있는 한 적은 곳에 투자하려고 애를 쓴다. (...) 금융권에서 포트폴리오를 짤 때는 다각화된 투자가 힘의 원천인 것처럼 생각한다. 여기저기 작게 투자할수록 미래의 불확실성에 더 잘 대비한 것으로 여기는 것이다."(p.121)
우리의 커리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모든 것을 골고루 하려고 하면 안된다. 돌아오는 것은 고만고만한 성취이다. 인생은 포트폴리오가 아니며 우리의 삶을 다각화할 수는 없다.
"우리는 한눈 팔지 않고 오로지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p.122)
이 책이 주는 메시지는 사실 소개한 부분 외에도 매우 많다. 내가 종사하는 업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의 경험을 다룬 책이라서 이질감도 많이 느껴지고 내가 이렇게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긴 하였지만, 통찰력이 느껴지는 부분이 더 많았다.
창업을 할 생각이 있거나 기업을 경영한다면 필독서로 꼽힐만한 책인 것 같고, 투자하는 사람에게도 좋은 지식을 제공하고 인사이트를 길러줄 수 있는 책이라고 본다.
- 경쟁력과 차별화를 확보해 남이 넘볼 수 없는 기술력을 달성해야 한다.
- 인생은 포트폴리오가 아니다. 가능한 적은 곳에 투자하고 집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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