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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피터 린치의 투자 이야기-현명한 주식투자자가 되기 위한 입문서문화생활/책 리뷰 2017. 7. 9. 01:00
얼마 전에 초심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식투자독서 모임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모임에서 지정한 도서 중 하나인 <피터 린치의 투자 이야기>를 오늘 하루에 걸쳐 읽게 되었다.
피터린치의 책을 읽은 것은 <전설로 떠나는 월가의 영웅> 이후로 두 번째인데, 그의 첫 저작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니 아직 그의 책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두 권을 모두 읽어보는 것이 좋겠다.
본 책에서는 먼저 1장에서 자본주의의 역사를 다루는데, 니얼 퍼거슨의 책 <금융의 지배>를 떠오르게 하는 구절이 많이 있었다. 미시시피 회사나 남해회사에 대한 이야기도 언급되어 있고 금융에 대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이 소개되고 있다. 막상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자본주의의 역사 자체는 잘 다루고 있지 않은 경우가 있는데, 본 책에서 맛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2장부터는 본격적인 투자에 관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의 투자에 대한 핵심 지론을 얘기하면 '좋은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라는 것이다. 그 근거로 드는 수치 중 하나는 1980년대 5년 동안의 상승기 동안에 발생한 연평균 26.3%의 수익률의 대부분은 거래소가 개장한 1,276일 가운데 단지 40일 동안에 발생했다는 내용이다.(p.148) 다시말해, 수익을 거둘 기회가 정확히 나에게 언제 찾아올지 모른다면 주가의 상승과 하락시기를 정확히 맞춰서 돈을 벌려고 하기보다는, 계속 보유하는게 정답이라는 것이다. 시간이 돈을 벌어주도록 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책을 읽는 동안 개인적으로 내가 주식을 투자한 3개년도의 손익을 계산해보았다. 처음 주식을 샀던 2015년 한 해 동안에 나는 무려 25%의 손실을 보았다. 다음해인 2016년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아서 1년 동안 단지 0.7%의 이익을 보았을 뿐이다. 2016년 말의 시점에 보자면 투자 실적은 정말 형편 없었다는 말로밖에는 설명이 안된다. 예금을 했다면 연평균 2%는 벌었을 텐데 그 기회를 모두 날려버렸다.
상황은 2017년 상반기가 되어 조금 달라졌다. 약 6개월의 기간 동안 내가 보유한 주식의 주가가 놀랍게 오르기 시작하더니 2017년 6개월간의 수익률은 약 33%를 기록하고 있다. 그 사이 투자금액과 배당을 고려하면 2015년에 주식 투자를 처음 시작한 이래로 연평균 9%에 가까운 수익률을 나타냈는데, 만약 2016년 말에 낙담하여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면 2017년의 큰 상승장을 놓쳤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주식을 오래 보유한 덕분에 은행적금 이자율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아무튼 이 책은 주식투자에 대해서 막연히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편견을 깰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성장성이 있는 기업의 주식을 사는 건 투기나 도박이 아니라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에 참여할 수 있는 매우 손쉬운 기회이기 때문이다. 시간과 노력을 들어 직접 창업을 하거나 뛰어난 사업수완을 가진 친구에게 개인적으로 투자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손쉽게 기업에 투자할 수 있고 이익을 누릴 수 있다.
정말 어려운 문제는 어떤 기업이 좋은 기업인지 발굴하는 능력이다. 피터린치는 좋은 기업을 발견하는 기회는 전문가에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며 우리도 일상생활에서 쉽게 투자 기회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고객의 입장에서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제품, 매장에서도 주식 종목을 고르는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그러므로 평소에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주의 깊게 살펴보는 방법으로 스스로 연구를 할 수도 있다.(p.169)
피터린치는 주식 투자는 가급적 일찍 시작할 수록 좋다고 말한다. 또한 너무 종목을 자주 바꾸거나 최대의 수익을 내기 위해 정확한 매수 매도 시점을 맞추려는 노력에 대해서는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현란한 공식이나 단기에 높은 수익을 내는 비법 같은 내용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피터린치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결국 투자의 본질이 간명한 데 있다고 보는 점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현명한 투자자가 갖춰야 할 덕성이라는 것은 존재한다고 본다. 나름대로의 판단 기준을 가지고 유망한 기업을 발굴하고, 그 회사의 본질이 바뀌지 않은 이상 주식을 뚝심있게 장기보유하는 투자자가 현명한 투자자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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